봉준호 감독의 2025년 신작 '미키 17'은 그의 독창적인 연출 스타일과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영화는 에드워드 애쉬튼의 소설 'Mickey7'을 원작으로 하며,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을 맡아 우주 식민지 개척 임무를 수행하는 소모품과 같은 캐릭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영화는 2054년 얼음 행성 니플하임(Niflheim)을 배경으로, 인간과 외계 생명체 간의 갈등과 협력을 다루며 실존적 질문을 던집니다.
줄거리
이야기는 얼음으로 뒤덮인 외계 행성 니플하임에서 펼쳐집니다. 인류는 지구를 떠나 이 행성을 개척하며 생존을 위한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주인공 미키 반스(로버트 패틴슨 분)는 탐사대에서 '소모품(expendable)'으로 활동하며,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다 죽으면 기억을 유지한 채 새로운 육체로 재생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미키 17이 죽지 않은 상태에서 시스템은 이미 새로운 미키 18을 생성해 버립니다. 원칙적으로는 단 하나의 미키만 존재해야 하지만, 두 명의 미키가 공존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혼란과 갈등이 시작됩니다. 이 과정에서 미키는 자신의 정체성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고민하게 됩니다.
또한, 니플하임에서는 인간과 원주민 생명체 '크리퍼' 간의 갈등이 격화됩니다. 크리퍼들은 처음에는 적대적인 생명체로 여겨졌으나, 이후 우호적이고 지적인 존재임이 밝혀집니다. 크리퍼들은 인간의 침략에 저항하며 지능적인 생명체로서 존재를 드러내고, 결국 미키와 그의 동료들은 크리퍼와 협력하여 행성을 보호하려는 선택을 합니다. 마지막에는 미키 18이 폭탄 조끼를 사용해 희생하며 크리퍼와 인간 간의 평화를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등장인물
주인공인 미키 반스(로버트 패틴슨)는 사채업자에게 쫓기다 지구를 탈출하기 위해 '소모품'이 되는 것에 지원한 사람으로, 기본적인 생명의 가치도 존중받지 못한 채 극도로 위험한 노동이나 실험을 당하며 반복되는 죽음과 복제를 경험합니다. 총 16번의 죽음을 맞이하고 17번, 18번째 미키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그의 연인은 보안 요원인 나샤 배릿지(나오미 애키)로, 미키의 모든 재생 과정을 함께하며 그를 항상 지지하며 미키의 실존적 고민을 이해하고 돕는 인물입니다. 또한 탐사대 리더인 케네스 마샬(마크 러팔로)은 권력에 집착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인간우월주의자이면서도 정작 인명을 경시하며, 인종차별주의나 우생학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습니다. 선거에서 2번이나 떨어졌다고 하는데 나름대로 광신도적인 지지자는 많은 편이며, 극 중 내내 결단력이 없고 어휘력이 모자라 아내가 정리해 주는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의 아내 율파 마샬(토니 콜렛)은 교활한 성격으로 남편과 함께 극 중에서 온갖 잔악한 행동을 일삼는 악당으로, 사실상 남편 케네스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연출 특징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과 '설국열차'에서 보여준 사회적 메시지와 블랙 코미디 요소를 '미키 17'에서도 이어가면서도, 이전 작품들처럼 극단적인 반전이나 속도감보다는 비교적 부드럽고 긍정적인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이는 봉준호 감독이 바라보는 세계관 변화와 연결됩니다. 영화는 얼음 행성 니펠하임이라는 적대적인 환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인간 생존과 윤리적 딜레마를 탐구합니다. 특히 크리퍼라는 외계 생명체와 인간 간의 관계를 통해 생명 존중과 공존이라는 주제를 강조합니다.
시각적으로도 뛰어난 연출이 돋보입니다. 다리우스 콘드지 촬영감독이 얼음 행성과 폭풍 속 장면들을 아름답게 담아냈으며, 봉준호 감독 특유의 디테일은 여전하지만, 이전보다 길고 느린 화면 전환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미키 17'의 음악 감독인 정재일은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트랙을 제공합니다. 그는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몽골 창법 등 다양한 음악적 요소를 활용했으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는 21개의 트랙을 제작했습니다. 특히, 주인공 미키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곡들이 돋보이는데, 대표적으로 'Bon Appetit', 'Why Kill Luco?', 'Barnes' 등이 영화의 핵심 장면들과 어우러져 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평가 및 의의
'미키 17'은 대체적으로 비평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흥행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결과를 남겼습니다. 제작비 약 1억 1,800만 달러에 비해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익은 약 1억 1,200만 달러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던지는 실존적 질문과 봉준호 감독의 독창적인 연출은 관객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작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SF 장르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동시에, 일부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전작 '기생충'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실망스러운 의견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미키17' 은 단순한 SF 영화가 아닌 인간성과 윤리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고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그의 천재성을 입증했으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철학적 질문을 선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