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짓 존스가 다시 돌아왔다. 20여 년 전, 사랑스럽고 현실적인 싱글 여성으로 전 세계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녀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영화 『Bridget Jones: Mad About the Boy』는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으로, 헬렌 필딩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번 편은 중년의 삶, 육아, 재도전하는 연애를 다룬다. 이 리뷰에서는 영화의 줄거리, 핵심 장면, 캐릭터 성장과 시리즈 전체와의 연결성을 중심으로 ‘브리짓 존스 4’의 진짜 매력을 전한다.
줄거리: 새로운 챕터, 새로운 브리짓
『Bridget Jones: Mad About the Boy』는 이전 편에서 출산한 브리짓의 10여 년 후를 배경으로 한다. 그녀는 이제 두 아이의 엄마이자, 싱글맘으로 살아가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시리즈의 핵심이었던 마크 다아시의 부재. 그는 영화 초반, 안타깝게 사망한 것으로 설정되며, 브리짓은 남편을 잃은 후 슬픔을 딛고 새로운 삶을 꾸려가는 중이다. 줄거리는 중년의 브리짓이 20대 남성 록시와의 연애를 시작하면서 펼쳐진다. 코미디와 로맨스를 넘나드는 이 관계는 세대 차이, 사회적 시선, 엄마로서의 정체성 등 복합적인 테마를 담고 있다. 한편, 그녀는 계속해서 작가로서 활동을 이어가며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이전 시리즈가 사랑의 시작과 관계의 발전에 집중했다면, 이번 작품은 상실 후의 재기를 중심에 둔다. 그럼에도 브리짓 특유의 어설픔과 유머는 여전하며, '나이 들어가는 여성도 여전히 사랑스럽고 복잡한 존재'임을 보여준다.
등장인물: 캐릭터 분석과 감정선의 깊이
르네 젤위거는 여전히 브리짓을 완벽하게 연기한다. 50대를 연기하면서도, 과거의 활기찬 모습과 현재의 성숙함을 절묘하게 오가며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특히 아이와의 관계, 그리고 자신의 슬픔을 이겨내려는 모습에서 이전과는 다른 깊이를 보여준다. 록시는 이전 시리즈의 다니엘, 마크와는 전혀 다른 유형의 인물이다. 그는 진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성을 지닌 캐릭터로, 브리짓에게 새로운 관점과 감정을 선사한다. 그들과의 관계는 단순한 연애가 아니라, 브리짓의 치유와 성장을 위한 여정으로 묘사된다. 조연 캐릭터도 한층 다양해졌다. 브리짓의 친구들은 여전히 코믹한 역할을 하지만 이번엔 모두 중년을 맞이한 이들이며, 다양한 가족 형태와 연애 양상을 통해 더 넓은 공감대를 만들어낸다. 이번 시리즈는 이전에 등장했던 익숙한 인물들과 새로운 캐릭터들이 조화를 이루면서도, 현재의 가족과 새로운 만남이 어우러진 구성이 특징적이다.
명장면: 명대사와 시리즈 연결성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브리짓이 혼자 있던 크리스마스 밤, 아이들과 함께 마크의 영상 유언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감성적인 순간 중 하나로, 브리짓과 마크의 사랑을 되새기게 만든다. 또 하나의 명장면은 브리짓이 록시와 첫 데이트를 하는 장면이다. 브리짓은 자신의 나이에 대해 민감해하지만, 록시는 “네 나이도, 지난 삶도, 지금의 너를 만든 거야”라고 말하며 진심 어린 존중을 보여준다. 이는 이전 시리즈의 “I like you just the way you are”와 같은 명대사로 회자될 장면이다. 또한, 전작 팬들에게는 익숙한 친구들과의 대화 장면, 파티 실수 장면, 브리짓 특유의 독백 내레이션도 그대로 유지돼 향수를 자극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새로움을 유지하면서도 과거 시리즈와의 유기적 연결을 완성해낸다.
『Bridget Jones: Mad About the Boy』는 단순한 시리즈 연장이 아닌, 성숙한 이야기로의 확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현실적인 삶의 무게를 다루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브리짓의 모습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이 작품은 브리짓 시리즈의 ‘최종장’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이야기를 위한 문을 여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브리짓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건 단 하나, “삶이 엉망진창일지라도, 여전히 웃을 수 있다면 괜찮다”는 것. 새로운 챕터 속 브리짓을 만나고 싶다면, 꼭 이 작품을 감상해보시길 추천한다.